지난달 9일, 볼보는 준대형 SUV EX90을 공개했다. 공개 당시 구동 방식과 디자인이 이슈가 되었지만, 업계는 ‘이것’에 더 주목을 했다. 바로 ‘라이다’이다. 전동화 시대를 앞둔 상황에서 배터리나 모터 같은 부분이 아닌, 라이다에 관심이 더 많았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오늘은 EX90에 탑재된 라이다에 대해 좀 더 알아보려 한다.
① 라이다로 관심이 쏠렸던 이유는?
언론과 소비자를 막론하고 관심이 EX90의 라이다에 쏠린 것은 안전을 중시하는 브랜드로 평가받는 볼보 차가 어떤 방식으로 탑재했을지 궁금해서였기 때문일 것이다.
라이다는 완전 자율 주행 시대에 가장 중요한 필수 부품 중 하나다. 볼보의 최신 연구에 결과에 따르면 라이다는 카메라처럼 빛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고속 주행이나 야간에도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라이다를 통해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고, 충돌 방지 효과는 최대 9%까지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②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볼보만의 방식
자율 주행하면 빠지지 않는 테슬라는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라이다나 레이더를 쓰지 않고 카메라에 의존하고 있다. 여기에는 원가 절감 측면이 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라이다는 너무 비싸고 사용하기 어렵다. 바보들이나 쓰는 장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볼보 역시 EX90에 라이다를 탑재하면서 디자인을 포함한 생산 비용 등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볼보의 하비에르 발레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 인터뷰 자리에서 라이다 비용과 관련해, “물론 카메라와 비교해 큰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최고의 안전 기능을 발휘한다면 사용해야 하고, 그게 볼보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볼보는 라이다가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라이다 시스템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라이다, 카메라, 센서가 유기적으로 연동하면서 안전도를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③ 효율성을 극대화한 라이다 위치
EX90의 라이다는 사람으로 치면 정수리에 라이다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은 라이다가 탑재된 방식이다. 다른 차와 달리 루프 쪽 부분이 툭 튀어나왔기 때문인데, ex90 공개 이후 수많은 호평 속에서도 이 라이다만큼은 다소 낯설다는 평이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볼보 디자인 센터에 있는 디자이너 티 존 메이어는 이와 관련해, “라이더를 숨겨야 하는 것은 큰 과제였다”며 “이와 관련해 디자인적으로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한편, 툭 튀어나와 보이는 이른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다)’ 디자인을 택한 이유에 대해 “(라이다를) 그릴 부분에 적용할 수도 있었지만, (이는) 인간으로 치면 무릎에 눈이 달린 셈”이라고 그는 답했다. 또한 “머리 위에 높게 적용하면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엔지니어들과 함께 루프 라인에 라이다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라이다를 숨기기보다 차량 윗부분에 탑재해서 차의 눈처럼 보이도록 했다. 라이다 커버를 제작해 라이다를 보호하고, 라이다가 최적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임팩트 있게 디자인하려 했다”고 말했다.
■ 안전에 타협 없는 볼보
과연 볼보 다운 행보다. 소비자들은 자동차에 있어서 볼보를 안전의 대명사로 여겼고, 볼보는 이를 그들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신차를 통해 스스로 증명해 보이려 했다. 이 때문일까, 이제 EX90이 공개된 만큼 실제 모습을 보려면 더 기다려야겠지만 벌써부터 볼보가 EX90으로 구현해낼 자율 주행은 어떤 것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