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겨울, 뉴스를 통해 눈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면 각 지자체들은 제설 준비에 총력을 다한다. 그중에 ‘제설제’는 매년 예산에 따라 지역별로 비중이 조금씩 다르다. 최근에는 친환경 열풍이 제설에도 불어 ‘이것’을 선호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제설 방법과 관련해 주로 사용하는 제설제 3종과 최신 제설 방법 1종을 간단하게 살펴보려 한다.
① 제설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염화칼슘’
염화칼슘은 탁월한 제설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많이 사용되는 제설제 중 하나다. 염화칼슘은 공기 중에 있는 물(습기)을 흡수해서 스스로 녹는 특징이 있다.
염화칼슘은 녹을 때 주변의 습기를 흡수하면서 열이 발생한다. 즉, 눈 위에 염화칼슘을 뿌리면 습기를 빨아들여 눈이 녹고, 또 염화칼슘이 녹으면서 발생한 열이 눈을 한 번 더 녹이게 된다. 이후 염화칼슘이 섞인 물은 어는점이 영하 50도 이상까지 낮아지기 때문에 한 번 녹인 눈이 웬만해서는 다시 얼지 않는다.
물론 염화칼슘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염화칼슘의 대표적으로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첫 번째는 ‘부식’이다. 눈을 잘 녹이는 만큼, 도로와 자동차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염화 칼슘에 포함된 염소 성분은 아스팔트나 인도의 시멘트를 부식시킨다. 또한 도로 위의 각종 철제 구조물이나 자동차 하부에 녹이 쉽게 슬게 한다.
두 번째 단점은 환경오염이다. 인도나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이 가로수 쪽으로 튀어서 토양에 섞이게 되면 염화칼슘이 땅속 수분까지 빨아들여 나무와 식물들이 말라죽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10년에는 도로 주변 과수원 나무들이 말라죽는 일이 벌어져 제설제를 뿌린 한국도로공사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② 눈 녹이는데 나 빼면 섭섭하지 ‘염화나트륨’
염화나트륨도 많이 사용되는 제설제 중 하나다. 참고로 나트륨이라는 단어가 붙긴 하지만 염화나트륨은 식용이 아닌 ‘공업용 소금’이다. 염화나트륨은 물에 다른 물질을 섞으면 어는점이 낮아지는 성질을 이용한 제설제다.
염화나트륨은 물에 녹으면서 염화칼슘과 반대로 주변 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러시아처럼 기온이 -20℃ 이하로 떨어지는 아주 추운 지방에서는 제설제로 사용할 수 없다. 대신 -8℃ 이상일 때 제설 효과가 가장 크다. 염화칼슘에 비해 부식성이 70% 정도 높은 단점이 있지만 염화칼슘 보다는 싸다.
앞서 언급한 염화칼슘과 마찬가지로, 염화나트륨 역시 제설 효과가 뛰어남과 동시에 도로와 차량에 악영향을 준다. 이렇게 염화물계 제설제가 문제시되자 음식물 쓰레기와 미생물 등을 이용해 만든 제설제가 등장하는 등 각종 친환경 제설제가 등장하지만 비싼 비용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③ 기초적이고 저렴한 방법 ‘흙’
흙은 제설 방법 중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매년 일부 지자체들은 수백 개씩 모래주머니를 만들어 상습 적설 지역 등 교통 소통 취약 구간에 비치를 한다.
문제는 겨울 시즌이 끝난 이후다. 내년 폭설에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재활용해야 하지만, 제대로 수거 되지 않아 이후 흉물스럽게 변해 재활용도 못하고 결국 애물단지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④ 부식 걱정 없는 친환경적인 방법 ‘도로 열선’
도로열선이란, 아스팔트 포장도로면 7cm 아래에 매설된 열선이 온도 감지센서 및 적외선카메라를 통해 강설 시 자동으로 열을 발생시켜 눈을 녹이는 스마트 자동제어 시스템이다. 염화물계 제설제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친환경적인 제설 방법으로 꼽힌다.
다만 비용적인 측면 때문에 현실적으로 도로 열선 보급을 확대하는데 제약도 따른다. 전문 설치 업체에 따르면 도로 열선 설치 비용은 100m당 약 6,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내외라고 한다. 때문에 일부 취약 구간에만 설치한다 해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비용은 아니다.
설치를 했다고 끝이 아니다. 열선 작동 및 관리에도 비용이 투입된다. 업체에 의하면 도로 열선이 설치된 한 곳당 약 월 130만 원 내외의 유지 비용이 든다고 한다. 이 중 상당량이 전기세다. 만약 도로 열선을 10곳에 설치했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만 1,300만 원 이상의 유지 비용이 투입되는 셈이다. 그나마 도로 열선을 사용하지 않는 계절에는 전기를 차단해 관리 비용을 줄일 수는 있다.
■ ‘겨울 왕국’과 ‘겨울 지옥’은 한순간
12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전국에 눈 소식이 자주 생기자, 지자체별로 제설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내리는 눈은 자연 현상이라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철저한 제설 준비로 ‘겨울 지옥’이 아닌 ‘겨울 왕국’을 만들 수는 있다. 도로 열선의 경우 이미 가을에 설치를 한 지자체도 있는 가운데, 과연 각 지자체별로 올 겨울은 어떤 제설 방법들을 선호할지 궁금해진다.
청와대 이사비용으로 열선이나 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