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바이-와이어 기술의 상용화
자동차의 전동화 및 자율주행 흐름에 맞춰 브레이크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기계식으로 작동했던 제동 분야가 전자식 제어 방식, 이른바 ‘바이 와이어'(by-Wire) 시스템으로 곧 상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6일 발표한 ‘완결을 향해 가는 바이 와이어로의 진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자동차에서 큰 힘이 요구되는 부분은 기계적 연결과 유압장치가 활용됐지만 최근 반도체와 통신 기술 발달에 따라 전기의 도움을 받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의 핵심은 기계적 연결을 전기 요소로 대체한 바이 와이어 시스템으로, 이는 정교한 제어가 가능하고, 경량화·소형화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한 스티어링 휠과 랙 사이 기계적 연결을 제거한 ‘스티어-바이-와이어'(SbW), 제동에서 유압을 완전히 배제한 ‘브레이크-바이-와이어'(BbW)는 상용화가 가장 유력한 분야로 꼽힌다.
② 바이-와이어 기술의 원리
‘바이 와이어(by-Wire)’ 시스템의 구성은 기계식보다 훨씬 단순하다. 운전자 조작 부위에서 운전자 의도가 담긴 전자신호를 제어기에 이어 각 장치로 보내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전동화·자율주행 흐름 및 반도체·통신 기술의 발달 덕분에 정교한 컨트롤을 전자식으로 변환하고 전송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사실 바이-와이어 기술은 이미 전자식 변속기를 통해 상용화된 상태다. 차량 변속 레버를 물리적으로 작동시키면, 이를 전기 신호로 바꿔 변속기에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다. 서스펜션의 전자식 댐퍼도 이와 비슷한 방식을 활용한 사례다.
③ 바이-와이어 기술의 장점
바이-와이어 기술의 장점은 분명하다. 스티어-바이-와이어의 경우 기계적인 연결을, 브레이크-바이-와이어는 유압장치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이를 활용하면 차 내부 구조를 단순화하면서 전자식 제어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즉, 실내 거주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두 시스템은 전기차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주행 관련 서브 시스템을 모듈화해 차체 하부(또는 차대)에 통합한 것을 말한다. 따라서 유압 장치 등을 제거해 구조를 단순화해야 하고, 플랫폼 위로 운전과 관련되는 부품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바이 와이어 시스템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두 시스템은 기능 안전·소비자 수용성 측면의 보완점이 남아 있으나 맞춤형 제조 방식을 지향하는 완성차 기업의 의지로 수년 내 보편화될 것”이라며 “현대차 등의 로드맵을 고려할 때 2025년 전후로 양산 차량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④ 업계 흐름
자동차 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 아우디가 Q8 e-트론(기존 e-트론 SUV)에 BbW를, 토요타와 렉서스가 전기차인 bZ4X와 렉서스 RZ에 SbW를 탑재했다. 테슬라 역시 SbW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오는 2025년 전후로 해당 기술을 양산 차량에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와 만도, 보쉬, 콘티넨탈, 히타치 등 글로벌 부품기업들도 SbW나 BbW의 양산을 준비 중이다. 보고서는 “바이 와이어의 상용화가 임박했다”면서 “기능 안전·소비자 수용성 측면의 보완점이 남아 있으나 맞춤형 제조 방식을 지향하는 완성차 기업의 의지로 수년 내 보편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또 다른 위험성은 없나?
바이 와이어 시스템은 획기적으로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로 제어되기 때문에 물리적 기계장치로 구성될 때와는 또 다른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 전자신호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장치 작동 과정에서 전원 차단으로 인한 고장 등 긴급상황에서 큰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이중화 설계를 적용해 운전자나 차량이 자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