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선 주류 가격대가 3000만 원대에서 5000만 원대로 넘어가더니 1억 원대가 넘는 가격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실제로 1억 원이 넘는 프리미엄 차종은 물론 2억 원 이상 줘야 하는 고성능·럭셔리 차종도 판매 대수가 급증했다. 과연 최근 국내 판매 중인 주요 수입차들의 가격대는 어떨까? 함께 살펴보자. 

① 수입차 주류 가격 상승, 원인은 국산차?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000만~5000만원 수입차 영향력도 급감한 반면,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포함된 6000만~1억원 미만 수입차는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벤츠, BMW, 포르쉐가 주로 포진한 1억~1억5000만원 미만 수입차는  7년 만에 3배 이상 판매가 급증하면서 대세 자리를 굳히고 있다. 1억 5000만 원 이상 하는 슈퍼카, 럭셔리카 역시 2년만에 점유율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수입차업계는 “5000만원 미만 수입차는 비슷한 가격대의 현대차·기아보다 차종 수도 적고 편의사양도 부족해 인기가 급락하는 추세”라며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인지도를 높이며 벤츠·BMW와 경쟁하게 된 것도 수입차 주류 가격대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과 소비 위축으로 올해는 1억 미만 수입차 판매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금리 영향을 적게 받고 오히려 불황기에 돈 쓰는 재미는 만끽하는 소비자층에 힘입어 1억원 이상 슈퍼카·럭셔리카 시장은 더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② 5000만 원 미만, 폭스바겐이 버팀목

2015년 3.16% 급갑했던 3000만 원 미만 수입차 점유율은 2021년 2.02%, 지난해에 0.67% 감소했다. 현재 국내에서 3000만원 미만에 팔리는 유일한 수입차는 2949만원인 폭스바겐 제타 1.4 TSI다. 이 차는 지난해 1619대 판매됐다.

3000만 원대 수입차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혼다 CR-V, 도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폭스바겐 골프와 티구안, 포드 몬데오, 지프(Jeep) 레니게이드, 미니(MINI) 쿠퍼는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2015년)를 시작으로 2019년 일본제품 불매 운동 등으로 점유율은 급감했다. 이후 8.54%(2020), 6.58%(2021)로 감소하다 지난해는  3.83%로 반토막 났다. 

그나마 지난해 3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에서는 폭스바겐과 미니(MINI)가 버팀목 역할을 담당했다. 먼저 폭스바겐의 경우 골프 2.0 TDI(3773만원)는 1196대, 제타 1.5 TSI(3232만원)는 1077대, 티록 2.0 TDI(3241만원)는 1021대 각각 판매됐다.

같은 기간 미니 쿠퍼 5도어(3990만원)는 1705대, 미니 쿠퍼(3930만원)는 949대 판매됐다.

4000만원대 수입차도 점유율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2015년 15.24%에서 매년 감소세를 기록하더니 2021년 14.2%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1.86%로 또다시 하락했다. 펀매량으로는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4313만원)는 2882대, BMW 120(4600만원)이 1531대 팔렸다. 

③ 1억 미만, 벤츠와 BMW 만의 무대

수입차 시장에서 5000만~7000만원 가격대는 2015년부터 점유율 1위를 기록중인 핵심 가격대다. 2015년에는 31.14%, 2021년에는 32.94%, 지난해에는 35.36%를 기록했다.

판매 순위를 보면 벤츠 E250(6960만원)이 1만2172대로 1위를 차지했다. BMW 520(6610만원)은 1만601대로 3위, BMW X3 2.0(6340만원)은 4911대로 4위, 렉서스 ES300h(6390만원)는 4869대로 5위를 기록했다. 5000만원대 수입차 중에서는 유일하게 BMW 320(5390만원)이 4221대로 8위를 기록해 10위권 안에 들어갔다.

7000만~1억원 수입차 점유율 역시 올랐다. 2015년 15.78%를 시작으로 2021년 20.66%, 지난해 22.89% 늘었다. 이 가격대 역시 주도권은  벤츠와 BMW의 몫이었다. 벤츠와 BMW는 1억원 미만에 판매되는 세단과 SUV를 앞세워 수입차 1~2위 순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④ 포르쉐, 1억 원대 강제로 등극? 

1억~1억5000만 원 수입차 점유율은 2015년 5.62%에서 지난해 16.77%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판매대수도 1만 3710대에서 4만 7543대로 3.5배 많아졌다. 성장세는 1억원 미만 시장에서 벤츠에 밀렸던 BMW가 X5·X6·X7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X5 4.0(1억1540만 원)은 2685대, X6 4.0(1억1940만 원)은 2388대, X7 4.0(1억3180만 원)은 2760대 판매됐다

벤츠·BMW외에는 포르쉐가 가세했다. 포르쉐는 1억원대 주력 모델을 앞세워 지난해 8963대를 판매하면서 전년보다 6.3% 늘었다. 판매 1위 차종은 카이엔 쿠페(1억 4210만 원)로 지난해 1749대 팔렸다. 참고로 카이엔(1억 3970만 원)은 1539대 판매됐다.

⑤ 2억원 이상, 신흥 강자까지 합류하며 판매 급증

2020년까지 3%대에 머물렀던 1억 5000만 원 이상 수입차 점유율도 지난해 2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한 8.59%를 기록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플래그십 세단’ 판매 1위로, 1억 5000만~2억 4000만원 에 판매되는 벤츠 S클래스다. 

지난해에는 1만3206대가 판매되며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에 이어 3위를 달성했다. 1억원이 넘는 수입차가 판매 톱3에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트림별 순위에서는 벤츠 S400d 4매틱(1억7150만원)이 3017대가 판매되며  10위를 기록했다. 

한편, 2억원대 모델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신흥 강자로 떠오른 브랜드기 있다.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이 있는 고성능·럭셔리 브랜드다. 먼저 벤틀리는 지난해 2억원대 모델 3개 차종만 내놓으며 지난해 775대를 판매해 지난해 25개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참고로 벤틀리 플라잉스퍼 V8(2억7393만원)은 380대 팔렸다.

람보르기니는 지난해에 전년보다 14.2% 증가한 403대를 판매했는데, 이중 브랜드 모델 중 가장 저렴한 슈퍼 SUV인 우루스(2억 6155만 원)는 309대 팔렸다. 10대 중 8대 가까이가 우루스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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