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벤츠는 왜 중국 배터리를 선택했을까?
작년, 벤츠의 차세대 전기차 G바겐의 전동화 모델 EQG에 적용될 배터리가 결정된 바 있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적용돼 왔지만, EQG부터는 중국의 대표적인 배터리 제조사 CATL 제품이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배터리는 미국 스타트업 ‘실라나노테크놀로지(Sila Nanotechnologies)‘의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로,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받고 있다.
벤츠는 일찌감치 기존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리콘 음극재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신형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기존보다 약 20~40% 높고, 부피역시 줄일 수 있어 주행거리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흑연 음극재는 저렴하지만 저장용량 한계가 뚜렷해, 성능 개선을 위한 신소재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이론상 흑연 계열 음극재는 1g 당 용량 한계가 370 mAh(밀리암페어시) 내외이지만, 실리콘으로 바꾸면 1g당 용량을 1,500 밀리암페어시로 확 늘릴 수 있다.
② CATL 배터리를 선택한 제조사들
CATL은 메이저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거나 납품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르쉐의 신형 전기차 ‘마칸 EV’에 탑재된다. 마칸 EV는 2024년 공계 예정이며 포르쉐 타이칸의 ‘J1 플랫폼’ 대신 아우디 A6 e-tron과 동일한 ‘PPE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일 예정이다. 심지어 포르쉐 타이칸에도 CATL 배터리가 들어간다. 현재 CATL배터리를 이용하고 있는 브랜드로 벤츠, 포르쉐, 니오, 홍치, 즈지, 아우디 등 유럽 및 중국 주요 브랜드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1200km 주행에 성공한 벤츠의 전기 컨셉카 EQXX에도 실리콘 음극재가 탑재된 배터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③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CATL
보통 중국 제조사에 대한 이미지는 기술은 없지만 저가 정책이 떠오른다. 하지만 CATL은 신형 배터리 연구 외에도 ‘셀투팩’ 기술을 연구할 만큼 전기차 연구에 진심인 기업이다. 셀투팩이란, 배터리 팩 제조 기술 중 하나다. 전기차 배터리는 셀 – 모듈 – 팩 순서로 조립된다. 여기서 셀은 배터리가 낱개로 있는 기본단위이며, 모듈은 셀을 여러개 넣어둔 보호막에 해당 된다. 배터리 팩은 이 모듈을 여러 개 모아 놓고 제어 장치나 냉각 기능을 추가해서 만들어 놓은 패키지다. 이 방식은 충격에 배터리가 안전한편이지만 그만큼 무거워지고 부품 비용 상승과 무거운 무게가 단점이다.
셀투팩은 셀을 모아서 바로 배터리 팩을 만드는 신기술이다. 배터리 모듈이 빠지기 때문에 부품수 감소와 추가 공간 확보에 도움이 된다. CATL은 현재 벤츠와 손을 잡고 이 기술을 공동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셀투팩 기술을 적용하면 주행거리를 18% 이상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0km 갈 수 있는 전기차에 셀투팩 기술을 적용할 경우 거의 600km 가까이 갈 수 있다.
■ 테슬라도 셀투팩 준비중
파우치나 사각형태의 전기차 배터리를 사용하는 국내 기업과 달리 테슬라는 원통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자체 규격을 가진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최근 등장한 전기차에는 신기술이 여럿 적용돼 긴 주행거리와 강력한 성능을 구현한다. 한편 테슬라는 전기차 주행 효율 개선과 가격 절감을 위해 셀투팩 기술을 연구중이다. CATL과 개념은 같지만 자체적인 기술을 연구중인데, 이는 배터리만 갖고는 일정 부분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내부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바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해야 주행거리와 안전성을 해결할 수 있는데 아직은 시기상조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배터리 기술 외에도 차량 구조 자체를 연구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과연 CATL은 셀투팩에 이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보다 많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