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사실상 수입 전기차 차별, 보조금 변경
2023년 전기차 보조금 조정안이 확정됐다. 올해는 보조금 산정을 위해 고려되는 요소들이 더 다양해졌다. 국내 직영 정비센터 유무, 정비이력 전산관리 여부 등 정비 인프라까지 보조금 대상이 됐다. 차가 아무리 우수해도 수리가 어려울 경우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기에 반영된 조치다. 이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20%까지 차등 지급한다. 특히 전기버스는 경우 배터리 특성 까지 고려해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전기차 보조금 개편으로 전기차 가격이 57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을 100% 받도록 조정됐다. 작년 5500만원에서 상한선이 올라간 것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배터리 가격이 인상되고 그에 따른 차량 가격 인상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보조금을 받기 위한 최고 금액은 8500만원으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5700만원 이상 8500만원 이하 전기차에는 보조금이 50% 지원된다. 그 이상일 경우 받을 수 없다.
그밖에 1회 충전 주행거리 차등 구간을 당초 400km에서 450km로 확대해 고성능 차량이 더 많은 보조금을 받도록 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이어나갔다.
② 유독 현대차 기아에 몰린 전기차 보조금
최근 공개된 2023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대해 여러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현실적인 기준으로 보이지만 노골적인 현대차와 기아 몰아주기 아니냐는 비판 때문이다. 가격 상한선이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국산 전기차 외에 보조금을 온전히 받을 수입전기차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특히 AS 인프라까지 고려한 점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수입 전기차 브랜드 중 테슬라는 국내 시장 내 판매량 감소를 우려한 듯 신차 가격 인하에 적극적이다. 현재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차량 기본가격이 5700만원 이하이며 1회 완충 시 주행거리가 450㎞를 넘어, 보조금을 100% 받는다. 심지어 충전인프라·혁신기술보조금 등 세세한 조건까지 모두 충족한다. 한편 쉐보레 볼트EV와 EUV는 5500만원 이하 가격대로 책정됐으나, 주행거리가 각각 414km, 403km이어서 보조금이 소폭 감소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혜택이 감소한 모델로 폴스타2 417km, 폭스바겐 ID.4 405km가 있다. 모델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략 100만원 정도 감소되어 볼트EUV는 최대 670만원, ID.4 는651만원, 폴스타2는 591만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③ 테슬라 1200만원 가격 인하, 보조금 영향은?
한편 터무니 없는 가격인 상으로 몰매를 맞던 테슬라는 파격적인 가격인하로 정부 보조금 적용에 대응하고 있다. 테슬라 홈페이지 기준, 모델3 기본 트림 가격은 6343만원 → 5990만원, 모델3 퍼포먼스는 8817만원 → 7559만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즉, 350만~1260만원가량 인하된 것이다. 모델Y 롱레인지도 마찬가지다. 8499만원 → 7789만원, 이어서 모델Y 퍼포먼스는 9473만원 → 8269만원으로 710만~1200만원가량 가격을 낮췄다. 덕분에 정부 보조금 지급 50% 대상 범위에 들어왔다. 심지어 테슬라 전용 슈퍼차저를 전국적으로 확충하면서 수입 제조사들이 버거워 하는 ‘최근 3년내 급속충전기 100기 이상 설치한 제작사’도 만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소개한 변화 덕분에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는 올해 260만원 정도 보조금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작년 가격 인상으로 테슬라 판매량이 주춤 했기에 올해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명분과 실리를 챙긴 보조금 법안
이번 전기차 보조금 개정안에 대해 수입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예비 오너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일 것이다. 하지만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AS 인프라 확충을 유도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 한다는 점에선 장기적으로 환영할 만한 보조금 정책이다. 한편 미국이나 중국과 마찰을 빚지 않고 글로벌 기준을 준수하면서 국내 전기차 산업을 보호한다는 관점으로 명분을 챙겼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이번 전기차 보조금 규정이 실제로 국내 전기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