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대대적 가격 할인을 발표한 이후, 자동차 업계에 부는 후폭풍이 거세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연초부터 ‘비용 절감’을 최대 화두로 내걸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테슬라 가격 인하가 전기차 가격 전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해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의 근황은 어떨까?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① 테슬라, 공격적인 할인 비결은 ‘이것’ 덕분?

지난달 12일, 테슬라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주요 모델(모델3, 모델S, 모델Y, 모델X)의 할인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업계에서 주목했던 부분은 바로 할인 규모였다. 모델과 트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가장 큰 할인폭을 보인 모델은 19.7%인 모델Y였다. 실제로 할인 덕분에 모델Y의 가격은 기존 6만 5990달러에서 5만 2990달러까지 내려갔다.

테슬라가 이처럼 공격적인 할인 공세에 들어가자, 업계에선 비결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 비결은 오래가지 않아 밝혀졌는데, 비결은 다름 아닌 ‘영업이익률’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영업 이익률은 15%~18%에 이른다. 현대차의 영업 이익률이 6% 안팎인 점을 고려했을 때, 테슬라의 영업 이익률은 놀라운 수치다. 테슬라는 이렇게 높은 영업 이익 덕분에 그동안  공격적인 할인을 펼쳐도 이를 버틸 힘이 있었던 것이다.

② 포드, 일자리 축소에 생산 시설 이동까지

테슬라의 가격 인하 발표 이후, 반응을 보인 곳은 의외로 포드였다. 우선 이들은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트림별로 900달러에서 5900달러까지 인하했다. 참고로 머스탱 마하-E는 테슬라 모델Y를 경쟁 모델로 두고 있다. 다시 돌아와서, 포드는 가격 인하를 하면서도 이전 구매자에 대한 대응에서는 테슬라와 차별성을 두었다. 포드는 공식 자료를 통해 할인 이전 차량을 구매한 고객도 차액을 환불해주기 위해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포드는 대규모 감원을 예고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포드는 유럽에서 3200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축소하고 일부 생산 과정을 미국으로 옮길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개발·생산·공급망 분야에서의 비용 삭감을 병행하면서 전기차로 이행할 것”이라며 “사무직 부문 해고가 더 있을 것이며 제조 및 보증 비용도 줄이겠다”고 말했다.

③ GM, 실적 증가에도 비용 절감 예고

GM은 지난해 4분기 20억달러(약 2조4600억원)의 순이익을 낸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은 앞으로 2년간 2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정리해고는 예정돼 있지 않으나, 퇴직 등 자연감소를 통해 전체적인 인건비 규모를 줄여나갈 예정이다.

한편 가격 할인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이 16%가 넘는 데 비해 GM의 이익률은 10% 안팎에 불과해 가격을 내릴 여유가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비용·원가를 최대한 낮춰 체력을 비축해 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④ ‘우리는 NO 상관’을 외치는 제조사는?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을 포함한 아우디, 포르쉐는 이러한 할인 정책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CEO는 ‘우리는 명확한 가격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신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일부 외신에서 언급한 할인 소식을 일축했다.

이 밖에 BMW, 벤츠 역시 할인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미국 매체 ‘theverge’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까지 전기차 가격 전쟁에 동참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 할인 대신 투자 확대 

그렇다면 국내 브랜드인 현대차그룹은 어떤 상황일까? 우선 할인과 관련된 입장은 BMW와 벤츠와 마찬가지로 동참 계획이 없다는 것으로 선을 그었다. 

이 외에 추가로 적극적인 투자에 무게를 두며 ‘불확실성’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해외 경쟁사들이 인력 감축에 나선 것과 반대로 현대차는 올 상반기 400명, 하반기 300명 등 오히려 기술직 70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에만 10조 5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참고로 10조 5000억 원은 지난해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 테슬라발 ‘치킨게임’

사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비용 절감’이 연초부터 화두가 된 이유는 테슬라가 촉발한 ‘치킨게임’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는 공교롭게 시기가 비슷한 경우도 있겠지만, 실제로 테슬라 이후 행동에 옯기는 제조사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어느정도 입증되기도 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출발선을 떠난 가운데 과연 이 게임이 엔딩에서 맞이할 결과는 어떤 것이 될지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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