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고가 브랜드의 판매 실적이 해외 제조사가 주목할 정도로 높은 이유가 뭘까?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메인으로는 단연 ‘법인차 구입’이 뽑히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은 법인차 구입과 관련된 현행 법규에 문제가 있다는 말로도 해석이 될 수 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 주요 항목별로 간단히 살펴보려 한다.
① 고급차 천국, 이유가 있었다
다른 선진국 대비 법인차 기준과 관련해 국내는 제한 조건이 없는 국가에 속한다. 업계 전문가는 이 때문에 고가의 수입차를 개인이 비용을 들여 직접 구매하는 사례는 거의 없을 정도로 국내 고급 수입차는 거의 대부분이 법인차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문제는 법인차 구입 시, 각종 세제 혜택은 물론 연간 운영비 등을 기업 이름으로 전가시킨다는데 있다. 다시 말해 일종의 ‘털어내기 형태’의 비용으로 진행하기 좋은 만큼 수시로 고급차를 바꾸는 CEO들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곳으로는 의외로 대기업 보다 중견 기업이나 중소기업이 많다. 이유는 이곳이 규정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자주 차량을 법인차로 구입하고 중고차로 바로 처리하면서 각종 비용을 터는데 활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실태 조사 결과는 누구나 확인이 가능하다.
② 법인차 규제, ‘용두사미’가 되버린 국내 상황
각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미국은 임직원용의 법인차에 대한 운행장부가 엄격하다. 때문에 사용 관련 정보를 정확하고 확실하게 정리해야 하고 출퇴근용이나 경영인의 가족 등이 운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미국은 사용하는 임직원의 보험가입 등은 물론 수시 관리 감독한다.
아예 편법이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싱가포르는 법인차 자체를 금지하기도 한다, 필요하면 개인이 구입해 사용하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인 적이 있다. 무려 약 15년 전 국회에서 법인차 활용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진행한 것이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법적으로도 진행해 선진국 수준으로 법인차 활용을 규정하는 제도 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인차의 규제는 현재 유명무실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앞서 언급한 토론회 이후 실제로 진행하는 법안은 자동차의 결함을 운전자가 찾아야 하는 구조의 한계는 물론 같은 차량에 여러 번의 같은 문제가 생겨도 조사에 들어가는 공공기관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구조 운행 장부를 적당히 기록하는 정도로 끝이 나버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결과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최고급 프리미엄 수입차의 천국이 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③ 난항에 빠졌던 법인차 규제, 새로운 계획 등장
법인차 규제 관련 법안은 더 이상 바로 잡기 어려울 것 같았던 상황, 그런데 이번 정부에서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하겠다며 나섰다. 최근에는 주무 부서인 국토부에서 법인차의 연두색 번호판 도입을 올해 후반기부터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다시 나서자 의견은 둘로 나뉘기 시작했다. 일부는 법인차에 대한 참고할 만한 벤치마킹 대상이 즐비한 만큼 잘 정리하면 한국형 선진 모델로 안착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와 달리 반대되는 입장에선 잘못하면 법인차 모두에 대한 낙인 찍기가 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특권층이 누리는 새로운 영역으로도 새롭게 구축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이 의견은 연두색 번호판 도입을 위하여 각종 제도를 정리하고 추가로 번호판을 만드는 일도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만을 새로 달게 한다고 해도 그것으로 끝나면 의미가 없다는 말로도 풀이된다.
물론 연두색 번호판을 눈에 띠게 장착하는 이유는 사회적·윤리적으로 시선을 느끼게 한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윤리적 부담을 줘서 연두색 번호판을 단 최고급 프리미엄 승용차 등의 퇴출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여전히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논란이 많다. 물론 국토부가 도입 시기를 놓고 발표는 했으나 아직 우리에게 시간은 있다. 이 말은 단순한 의무나 책임이 없는 연두색 번호판 도입보다는 합리적인 법인차 도입을 위해 엄격한 기준으로 진입 자체를 규제하고 관리적인 의무를 두어 진행한다면 훌륭한 한국형 모델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과연 연두색 번호판을 놓고 남은 시간 동안 방향이 수정될지 아니면 지금 계획 그대로 후반기까지 밀고 나갈지 앞으로 정부의 행보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