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슈로 인한 출고 차질 여파 때문일까? 지난해 국내 차량 신규 등록 대수는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전기차는 이런 상황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서로 희비가 엇갈린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과연 실제 판매 실적은 어땠는지 함께 살펴보자.
① 데이터로 살펴본 2022년 상황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2022년 자동차 신규 등록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2021년 173만 대에서 2022년 168만 대로 2.9% 감소했다. 취득 금액은 69조 6000억 원에서 5.7% 증가한 73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황별로 조금 더 살펴보자. 먼저 신규 등록 대수는 국산차와 수입차 분위기가 달렸다. 국산차는 전년 대비 3.7%나 줄었고, 수입차는 0.5% 늘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와 달리 금액으로는 두 부문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각각 3.9%, 9.5% 증가했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무려 31만 1000대나 판매 되면서, 대수 기준으로는 18.5% 금액 기준으로는 33.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② 전기차에 역전된 내연기관차
한동안 상승세였던 중고차 가격,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품 수급 개선과 금리 급등 여파로 신 차 출고 대기 기간이 단축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상승세는 꺾이며 가격이 하락 전환하는 등 중고차 수요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변화는 중고차 뿐만 아니라 전기 동력차와 내연기관 차에서도 나타났다. 먼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전기 동력차는 전년 대비 28.7% 증가한 44만 8000대가 판매되며 점유율 26.7%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63.7% 증가한 16만 4000대로 시장 점유율이 10%(9.8%)에 육박했다. 하이브리드차는 27만 4000대로 1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내연 기관차는 경유차가 전년 대비 19.8% 감소한 33만 3000대에 그치며 처음으로 전기 동력차에 판매가 역전됐다. 경유차 점유율은 최근 5년 새 43.4%(2018년)에서 19.8%(2022년)로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승용차뿐 아니라 상용차 시장에서도 전기 동력차 전환이 확대된 결과로 내다봤다.
③ 무섭게 치고 올라온 ‘이 차’, 비결은?
이전까지 국산차 상황이었다면 수입차는 어땠을까? 수입차 판매는 독일계 고급 브랜드와 중국산 전기차 중심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한 31만 1000대를 기록했다. 주요 브랜드 가운데 독일계 브랜드만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주요 원산지별로는 독일산과 중국산이 각각 7.8% 154.5% 증가했다.
중국산 수입차는 전기차 중심으로 603.5%나 급증했다. 전기상용차와 유럽 브랜드 전기 승용차 모델 등이 출시되며 전년 대비 154.5% 증가해 처음으로 1만 대(1만 2000여 대)를 돌파했다.
④ 기존 대책 수정 및 법 제정 필요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어떻게 봤을까? 한 자동차학과 교수는 “할부 금리 급등 이후 구매 취소 증가, 중고차 거래 감소 전환 등 수요 둔화 조짐이 보인다”면서 “노후 자동차 교체지원 등 수요 급감 대비를 위한 내수 부양책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전문가는 “순수 내연기관차에서 전기 동력차로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산업기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관련 대책에 대해서는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전기차 투자 활성화와 전환을 위한 미래차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라고 언급했다.
■ 여전히 여파는 남아있다
국내 시장만 하더라도 작년에 공급 차질을 일으킨 요소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반도체 수급 불안정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제조사가 생겼으며, 인기 치종의 경우 출고 기간이 여전히 1년에 가깝다. 이제 2월초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일 수 있겠으나, 이대로 가다가는 연말에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앞으로 국내 판매 중인 완성차 제조사들이 어떤 새로운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