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부산시, 대각선 횡단보도 대폭 확대
최근 부산시는 관할구역 곳곳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해당 교통 시설을 대거 설치할 예정인데, 이에 대한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에 대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 시민들은 부산 지역 교통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6월까지 동구와 부산진구 도로 4곳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3억 6500만 원이 투입된다. 한편 부산시와 별개로 해운대구 역시 대각선 횡단보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참고로 2021년 기준 부산의 대각선 횡단보도는 모두 67곳으로 2018년 10곳 대비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 구분하면 해운대구가 22개로 가장 많고, 강서구 9곳, 동래구 8곳, 영도구·사상구·중구 등은 각각 1곳만 설치됐다.
② 대각선 횡단보도, 효과 있나?
대각선 횡단보도는 한 번에 두 개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횡단보도를 덜 이용하는 만큼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대각선 횡단보도가 설치된 곳은 대체로 모든 도로의 신호가 빨간불이 되고, 횡단보도 신호등만 모두 켜지는 상태가 된다. 즉, 모든 방향의 자동차가 멈추는 만큼 교통안전 개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심지어 보행시간 동안에는 차량 통행을 완전히 통제하기 때문에 우회전으로 인한 횡단보도 내 사고를 막는 데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
③ 운전자도 사람이다! 난리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결정이 교통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각선 횡단보도가 차량의 우회전까지 통제하기 때문에 교통흐름이 막힐 수 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유동인구가 몰리는 부산지역 주요 번화가에는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없다. 보행자 안전은 지킬 수 있지만 교통지옥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내용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그래도 대각선 횡단보도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시도 2023년 내 240여 곳에 이르는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즉, 보행자 안전을 놓고 저울질 했을 때 교통흐름 방해는 사소한 단점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 무분별한 교통인프라 확충은 자제
최근 우리나라는 보행자 중심의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작년 진행된 보행자 우선도로와 교차로 우회전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살펴본 대각선 횡단보도는 첨단기술은 아니지만 좀 더 보행자 안전에 무게를 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보행자만 챙긴 나머지 운전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길막힘 등으로 인한 손해만 해도 70조원에 달한다. 보통 교통량이 많은 대도시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하는데,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프라 건설은 오히려 보행자의 피해로 번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