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국내에 인기 있는 컬러 순위는?
국내에서 인기 있는 자동차 색상은 무채색이다. 한 글로벌 도료업체가 발표한 ‘세계 자동차 색상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서 팔린 차 10대 중 3대는 흰색(32%)이었다. 단일한 흰색 차종이 19%, 반짝이는 진주색 안료가 섞인 흰색 차종이 13%였다.
다음으로 많이 팔린 색상도 모두 무채색 계열이었다. 차례로 회색(21%), 검정(16%), 은색(11%) 등이 뒤를 이었다. 일각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국내 도로 풍경이 ‘심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서 나오는 듯 했다.
업계에선 이 결과에 대해 어떻게 보았을까? 이들은 국내에서 무채색 계열 차종이 상대적으로 더 잘 팔리는 이유로 중고차 가격과 관련이 깊다고 풀이했다. 무채색은 딱히 취향을 타지 않는 색깔인 데다 차량 관리도 상대적으로 쉽다는 인식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
예를 들어 빨간색은 미세하게 음영과 광택, 색상 등이 완벽하게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색상을 만들기 쉽지 않다. 이와 달리 무채색은 상대적으로 같은 색을 내기 쉽다. 이 말인즉 소소한 접촉 사고나 흠집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② ‘무채색이 대세’는 옛말?
무채색이 여전히 대세 자리를 차지하고는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말 현대차가 경형 SUV 캐스퍼의 사전 예약을 분석해본 결과, 가장 많은 소비자가 구매 한 색상은 45.4%를 기록한 카키색이었다. 이는 2위인 흰색(23.8%)의 2배에 가까운 수치였다. 이 밖에 아이보리색(15.4%)을 주문한 소비자도 회색(10.1%·4위)보다 많았다.
이런 분위기는 고급 세단에서도 나타났다. 대표적인 차량으로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준대형 세단 G80이 있다.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네시스 G80을 구매한 소비자의 17.3%가 파란색을 택했다. 같은 브랜드에 중형 SUV인 GV70도 초록색(4.8%·4위)과 파란색(4.6%·5위)이 인기가 있었다.
③ 사고율이 높은 색상은 따로 있다?
자동차 컬러는 사고율과도 관련있었다. 경찰청이 공개한 차량 색상별 사고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란색(25%)이나 녹색(20%)은 노란색(2%)이나 밤색(3%)의 차량 사고율보다 높았다. 이외에 회색과 흰색도 시안성이 좋아 사고율이 낮은 편이었다. 특이하게 검정색은 반사 효과가 좋지만, 야간 사고율이 다소 높았다.
그렇다면 차량 색상별로 사고율이 달라지는 이유는 뭘까? 관련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바로 눈의 굴절률과 초점 기능 때문이다. 파란색은 빛의 굴절률이 커 망막보다 앞쪽에 상이 맺힌다. 이때 망막은 초점을 맞추려고 수정체를 오목하게 만든다. 쉽게 말해, 파란 물체는 실제보다 더 멀고 작게 느껴진다는 의미다. 파란색 차의 사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다.
반면 노란색은 색수차에 의해 빛의 굴절률이 달라져 사람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이나 통학 차량이 노란색을 선호하는 배경이다. 참고로 색수차는 빛의 파장에 따라 렌즈의 초점이 달라지고, 상의 전후 위치가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④ 여름과 겨율, 연비에 유리한 색상은?
차량의 색상이 연비와 관련 있다는 통계도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검정색보다 흰색 차량의 연비가 대체로 좋은 편이다. 한 LG화학 엔지니어링소재사업부 관계자는 “여름철 에어컨을 가동하면 차량 에너지 효율은 5~20%가량 하락하는데, 햇빛을 반사하는 흰색 자동차는 태양열을 잘 흡수하는 검정색에 비해 실내 온도가 낮아 연비를 5%포인트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반대로 겨울에는 검정색이 연비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LG화학 엔지니어링소재사업부 관계자는 “에어컨보다 히터의 연료 소모율이 훨씬 적기 때문에, 연간 효율을 종합적으로 보면 검은색보다 흰색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 고민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확실히 자동차의 색상은 사고율, 연비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차량 구매 시 충분히 고민될 수밖에 없다. 이미 구매를 한 사람 역시 차를 바꿔야 할지 생각을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교통 사고 방지의 큰 효과는 안전 운전이란 것은 변함 없다는 것이며, 멋진 차는 자신이 원하는 색상을 한 차량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