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기아가 국내 공장 3곳을 중심으로 생산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화성공장의 경우 별도의 공장까지 신설하고 미래차 핵심부품의 조립 생산 추진에도 나선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 주요 항목별로 소식을 정리해 봤다.
① EV9 포함, 전기차 라인업 대폭 확대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오는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4종까지 확대하는 중장기 목표를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생산 공장별로 살펴 보면, 오토랜드 광명에서는 올 상반기 준대형 전기 SUV ‘EV9‘을 생산한다. 하반기에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카니발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하고 2024년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전기차 2종(SV·CT,프로젝트명)를 선보인다.
오토랜드 화성에서는 니로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생산에 이어 올 하반기 쏘렌토·K5 상품성 개선 모델을 생산한다. 2024년부터는 K8 상품성 개선 모델, EV6 상품성 개선 모델 및 픽업트럭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오토랜드 광주에서는 2025년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기 SUV ‘OV'(프로젝트명)를 주로 맡는다. OV는 당초 중국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오토랜드 광주 조합원 고용보장을 요구한 노조 주장을 수용해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② SUV가 대세인데, 웬 세단?
앞서 언급한 중장기 목표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바로 광명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전기차 2종(프로젝트명 SV·CT)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CT는 준중형급 세단, SV는 중형 SUV 크기의 전기차다.
업계에서는 CT는 아직 현대차·기아 전용 전기차 라인업에 준중형급이 없기에, 실차로 비교하면 K3(기아), 아반떼(현대차) 정도의 차량으로 보고 있다. 한편 SV는 현재 판매 중인 EV6보다 크고 올해 출시를 앞둔 EV9보다는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는 SUV 수요가 많아졌다. 기아차 역시 이 흐름에 맞춰 라인업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어째서 생산 계획에 준중형급 세단이 언급된 것일까?
이는 SUV 인기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언제든 꾸준히 팔리는 준중형 세단의 특징 때문으로 보인다. 준준형 세단은 사회 초년생이 첫 차로 고르거나 도심에서 부담 없이 탈 수 있어 세컨드카로 택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에선 여전히 준중형급 이하 작은 차량을 많이 찾고 있다. 소득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에서도 많이 팔린다.
한편 업계는 경쟁 업체들의 움직임도 자극이 되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는 내달 초 투자설명회에서 모델3보다 작고 싼 모델2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비야디(BYD)를 비롯한 다양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이미 저가형 모델을 내놨거나 신형 모델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③ 구동장치 생산, 협력사와 이제 손절?
늘어나는 전기차 라인업 외에도 생산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핵심 장치로 꼽히는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은 완성차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 반면 전기차 구동장치인 모터나 배터리는 그간 외부에서 모듈 형태로 받아 왔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그동안 구동장치 자체 생산을 요구해왔다. 계속 외주형태를 유지하면 장기적으로 고용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기아측의 반대로 장기화 될 줄 알았으나, 협의 끝에 결국 그동안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던 모듈도 각 완성차 공장에서 만드는 방안도 노사가 함께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