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부품 부족 문제로 소비자 불편 증가
반도체 미포함 부품도 부족 현상 심화
부품 공급업체와 제조사간 문제도 원인으로 지목
① 부품 없어 수리 못하는 차주들
최근 수리 부품 부족 현상 때문에 차주들과 정비소 모두 난리다. 수리가 복잡하거나 희귀한 부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데도 수 개 월 넘게 기다려야 수리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차주는 범퍼 파손으로 정비소에 방문 했다가 두 달 가량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파손된 채로 타고 다니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심지어 범퍼 외에도 라디에이터 그릴 등 플라스틱 파츠가 부족한 사례도 있었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부품 수급이 어려울 수도 있는 만큼 수리가 오래 걸려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일반 부품까지 부족현상이 확대되면서 차주들의 불만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차주들은 현대모비스 부품몰에서 필요한 부품이 나올 때 까지 기다리며 경쟁하기도 한다. 보통 연식이 오래된 차량의 경우 부품 생산이 중단돼 부품 수급이 어렵지만, 신차의 경우 예비 부품이 함께 생산되기 때문에 문제될 일이 없다. 그런데 신차 마저 문제가 발생하면서 신차 예비 오너들의 불안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② 자동차 부품 부족현상의 원인은?
이번 부품 부족현상에 대해 현대차 측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부품 수급에 문제가 있었지만, 현재는 부품 생산이 정상화 됐다고 주장중이다. 다만 부품이 전국으로 유통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품 제조사들의 주장은 다르다. 여전히 부품 공급난에 시달리는 사례가 있고 신차 생산 중심의 제조사에 발맞춰 가다보니 수리용 부품을 만들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납품 단가에 대한 견해 차이로 제조사와 부품 제조사간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아예 부품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③ 수리 포기하고 신차 고민하는 소비자들
부품 공급난이 계속 이어지면서 구형 모델을 소유한 차주들은 수리에 대한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 아예 신차를 구매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기도 한다. 기존 차를 중고차로 넘기면서 신차 금액 일부를 충당하고 구매하는 방식이다. 물론, 금리가 높고 최근 신차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구매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하지만 장기간 수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신차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 속편하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조사 별 금리 인하 및 할부 이자 지원 등 여러 유화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신차로 넘어가는 주된 요인으로 볼 수 있겠다.
■ 코로나 여파와 전기차 생산도 변수
한편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사들은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코로나 여파로 중소 공장들이 문을 닫는 일이 많았다. 현재 일부 규모가 큰 부품 회사들이 폐업한 회사의 물량까지 떠안아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필요한 분량만큼 만들기가 어려워, 앞서 이야기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생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공유하는 부품이 적다. 파워트레인 부분은 전기차 전용으로 따로 있고, 배터리팩, 충전 시스템 등 호환되지 않는 부품이 많다. 이런 상황에 전기차 부품 생산으로 전환하지 않은 기업들은 점차 생산량이 줄 수 밖에 없다. 국내 부품 제조사들은 여전히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이 상황이 장기화 되면 지금보다 더 심한 부품 공급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