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줄어든 기간, 웃을 수 없는 업체들
최근 들어 차종에 따라 수십 개월에 달하던 출고 대기 기간이 올해 들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한때 2년 안팎에 이르렀던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하이브리드 제외)은 이달 기준 1년 내외로 줄었다. 수입차는 국산차처럼 눈에 띄게 줄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출고 대기 기간의 변화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할부 구매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탓에 계약을 포기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중도 이탈이 늘어나 출고 대기기간이 줄었다는 것은 기업에게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이는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에 없던 상황에 완성차 업체는 대기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런데 방안을 놓고 국내외 제조사들의 수준에 차이가 있다. 과연 얼마나 다를까? 함께 살펴보자.
② OTT 까지 제공하는 국산차
먼저 국산차 부문부터 살펴보자.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부터 ‘기아 베네핏 플러스’를 운영한다. 6개월 이상 기다리고 신차를 출고한 소비자에게 지니·웨이브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구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혜택이다. 1년 이상 대기한 뒤 신차를 출고하면 기아의 브랜딩 패키지가 이뤄진 꽃다발도 함께 증정한다. 단 봉고와 전기차는 혜택 제공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아가 이 제도를 새로 도입한 까닭은 소비자 마음 잡기가 한층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기아는 지난 9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올해 주요 판매 목표 달성 전략으로 ‘고객 이탈 방지’를 꼽았다.
기아는 “장기 대기 고객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겠다”며 “납기 지연 및 카플레이션(car+inflation) 불만 대응을 위해 더욱 강화된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초장기 대기 고객의 혜택을 극대화하며 출고까지의 고객 여정을 긍정적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현대차는 장기 대기 고객에게 블루 멤버스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마일리지 케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대기 4개월 차부터 매달 5000 블루 멤버스 포인트를 부여하고, 출고 이후 누적된 포인트를 한꺼번에 적립해주는 것이다. 1포인트는 1원이다. 현대차는 유원하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명의로, 기아는 권혁호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명의로 각각 장기 대기 고객에게 납기 지연 사과문을 보내기도 했다.
③ 수입차, 차 값이 얼만데 고작?
한편 수입차는 두 곳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방안이 없었다. 두 곳이 확인 되었으나 혜택이라기 보다는 기념품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먼저 포르쉐가 국내에서 차량 구매 후 대기 중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포르쉐356 미니카를 선물로 지급한다.
두 번째 업체로는 최근 임원진이 대거 내한해 이슈가 된 볼보코리아인데 P1800 다이캐스트 미니카를 대표이사 명의의 서한과 함께 선물로 지급한다. 차이가 있다면 6개월 이상 대기한 고객에게만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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