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색다른 형태로 변화를 시도하는 업계
기존에 자동차에서 그릴은 공기를 엔진룸으로 유입시켜 엔진과 라디에이터를 냉각시켜주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뿐만 아니라 주행 시 라디에이터로 유입될 수 있는 외부 물질을 1차적으로 걸러줘 고장이나 파손을 예방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릴이 전면부 구성 중에서도 가장 넓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최근 출시되는 차를 보면 브랜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가 미래 모빌리티에 가까워질수록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조명 적용, 음향 시스템,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그릴에 색다른 형태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에서 실제로 개발된 그릴은 뭐가 있을까?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② 국내외에서 주목한 현대차그룹의 기술
국내 업체 중에는 대표적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두 곳이 있다. 먼저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21년 플립닷 방식 그릴에 대한 신규 특허를 출원했다. 플립닷은 앞뒤 색상이 다른 판을 이용해 문자나 그림을 표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대차가 이 방식을 채택한 대표적인 이유는 실용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플립닷이 일반 전기 전광판보다 저렴하고 수리가 쉬우며 전력 소모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한편 현대모비스의 경우 두 가지 기술 확보하고 있다. 첫 번째는 ‘라이팅 그릴’로, 차량 전면부 그릴 전체를 조명 장치로 활용한다. ▲자율주행 모드▲전기차 충전 모드▲웰컴 라이트 기능▲사운드 비트 표시▲비상 경고등 표시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현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이를 통해 단순 조명 효과가 아니라 차량이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와 의사소통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조명 패턴을 적용하는 방식에 따라 강렬하고 독특한 디자인 효과도 가능하다.
두 번째는 ‘인터랙티브 스마트 페이스’다. 지난해 ‘UTILe’라는 이름으로 선보이기도 했던 이 기술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 그릴 위치에 외부 디지털 대시보드를 탑재하고 그 아래로 하단부 범퍼 중앙에 스피커를 설치해 정보 전달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의 경우 전면 그릴 역할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가장 적합한 위치 설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 현대모비스가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 미국의 한 반도체 업체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소식에 대해 업계는 외부 디지털 대시보드가 안전사고 사전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들이 직관적으로 차량 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 언제 이걸? 강력한 경쟁 기술 등장
앞서 소개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술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최근 체코의 자동차 브랜드 ‘스코다’가 전기 SUV 엔야크(Enyaq)를 활용한 새로운 도로 안전 시범 프로젝트를 공개해 현대모비스가 마냥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번에 공개된 프로젝트는 차량과 보행자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 도시용 차량 프로젝트의 일부로 알려졌다. 살펴보면 기존 엔야크 iV의 그릴에 LED 신호가 추가됐으며, 다른 도로 사용자에게 차량이 언제 출발할지, 언제 도로를 건너도 되는지를 나타낸다. 스코다는 다양한 기호, 패턴 및 색상을 사용해 정보를 LED에 나타냈다고 전했다.
아이콘은 초록색 화살표와 사람, 빨간색 경고 삼각형으로 구성되었는데, 모두 보행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제작됐다. 그릴 위에 탑재돼 움직이는 LED는 차량이 정지할 수 없을 때 보행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표시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스코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차량 실내 디스플레이에도 같은 정보가 표시돼 운전자는 LED에 어떤 것이 나타나는지 알 수 있다.
■ 기술은 좋지만 걱정되는 것은…
자도
오늘 살펴본 기술들 외에도 그릴을 활용한 기술은 자율주행차 시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필수 장치로도 주목받는 만큼 계속해서 나올 전망이다. 한편 이 기술들이 양산차에 도입 단계에 이르러선, 수리비와 차량 가격 인상 문제가 예견되기도 하는 만큼 과연 업계가 기술 개발 외에도 성공적인 보편화를 위해 어떻게 내놓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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