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여행이지만 환전은 늘 고민이다. 얼마나 환전하고 얼마를 카드로 써야 할지부터 어떤 은행에서 어느 시점에 환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 지까지, 늘 치열한 눈치싸움이 동반된다. 우리가 실제 적용받는 환율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환율 우대’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외환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포털에서 특정 외화의 환율을 검색하면, 여러 개의 환율이 동시에 나온다. 이들 중 ‘매매 기준율’이 현재 시점의 해당 통화의 가치이자 기준 환율이라고 보면 된다. 이 매매 기준율은 은행 별로 그 금액이 상이할 수 있으며, 하루에도 여러 번 오르락내리락한다.

‘현찰 살 때’, ‘현찰 팔 때’가 우리가 실제 환전할 때 적용받는 환율로, 매매기준율에 환전 수수료를 더한 금액이다. 환전 수수료는 말 그대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은행이 받는 수수료이다. 은행 고객들은 대부분 모든 종류의 수수료를 못마땅해 하지만, 사실 환전 수수료는 외환 운송비, 보험료, 이자, 위조지폐 여부 확인 등 외화를 보유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나가므로 은행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통상 ‘환율 우대’를 해준다고 할 때 우대를 받는 부분이 바로 이 환전 수수료다. 만일 유로의 매매 기준율이 1,300 원인데 현찰 살 때의 가격이 1,330 원이라면 30원이 환전 수수료에 해당한다. 여기서 90% 우대를 받는다면 30원의 90%, 즉 27원이 할인되므로 1,303 원에 1유로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외환 보유에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영업점에서는 90% 우대를 받기가 어렵다. 영업점에서 수수료를 이 정도 할인해주면 역마진이 발생한다. 그래서 90~100%의 높은 우대율은 각 은행의 자체 어플이나 토스나 페이코 등 핀테크 어플을 통한 환전 시 적용받는 것이 보통이다. 예약 배송 시스템의 이점이라고 보면 되는데,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를 미리 파악하고 재고 없이 그만큼만 전달하면 되는 데다 인건비도 들지 않기 때문에 높은 우대율이 가능한 것이다.

거래량이 많은 미국 달러의 경우 모든 영업점이 보유하고 있고, 그 가격도 비슷하다. 파운드나 유로, 엔화도 거의 모든 영업점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용빈도가 떨어지는 그 외 외환, 예를 들어 태국의 바트나 베트남의 베트남 동 같은 경우는 미리 해당 영업점이 보유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환전 수수료도 크게 차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별로 비교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이득이다. 각 은행별 환전 수수료는 은행 연합회 웹사이트의 금리 수수료 비교 공시를 이용하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환전 수수료가 아닌, 환율 자체가 낮을 때 환전하고 싶다면 ‘목표 환율 알림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의 은행 어플과 환전이 가능한 핀테크 어플들은 미리 설정해 둔 목표에 환율이 도달하면 알림을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언제 환전하는 게 유리할지, 그 시점을 두고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해외에서 물건을 사거나 식사 비용을 결제할 때, 미리 환전해둔 현금으로 내는 것과 카드로 내는 것 중 어떤 것이 유리할까? 사실 이 두 가지 방식에는 금액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카드 결제 시 실물 외환의 이동이 없으므로 송금할 때 쓰이는 전신환매도율이 적용되어 현금으로 환전할 때보다 조금 저렴하지만, 카드 브랜드 수수료와 해외 승인 수수료가 추가로 붙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비슷한 금액이 청구된다.

다만 카드로 결제할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으니, 반드시 원화가 아닌 현지 통화로 결제해야 한다는 점이다. 달러를 제외한 모든 통화는 달러를 매개로 계산된다. 만일 원화 결제를 선택하면 현지통화에서 달러로, 달러에서 다시 원화로 넘어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이중 환전 과정에서 환율 손실이 발생하는 데다 환전 수수료가 5~10% 붙기 때문에 원화 결제는 손해가 크다. 현지에서 원화 결제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해외 가맹점 시스템과 원화 결제를 중계하는 업체 간의 수수료가 오가기 때문이다.

만일 1만 달러 이상을 들고 해외로 나간다면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송금의 경우 1년에 5만 달러까지만 가능하며, 만일 유학생임을 증빙한다면 건당 10만 달러까지 보낼 수 있고, 연 제한 금액은 없다. 해외 이주의 경우 역시 증빙 시 건당 5만 달러까지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만큼, 은행들은 환전 없이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카드와 금융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미리 돈을 넣어두면 해외 ATM 기기에서 수수료 없이 인출하거나 제휴 브랜드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한 카드, 포인트와 QR코드 결제로 현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다양한 환전 서비스와 해외 결제 시스템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므로 꼼꼼히 체크한다면 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여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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