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장 고민되는 요소가 무엇일까? 가격, 디자인, 성능, 사이즈 등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건 배터리다. 내연기관차로 치면 연료탱크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전기차 주행거리와 출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부품별 가격 비중을 보면 전체가격의 40%를 차지할 만큼 비싼게 바로 이 전기차 배터리다.

하지만 제조사들이 NCM 811, NCMA 등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노력 중이지만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에 신소재 혹은 구조변경을 통한 성능 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연구단계에서 머물 뿐이다. 양산까지 성공했다는 소식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게 ‘전고체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
사실은 미완성 제품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충격이 가해져서 배터리 내부 구조에 손상이 발생하면 배터리 불안정 상태로 이어져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리튬 이온 전지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은 ‘전해질’ 때문이다.

리튬이온 전지는 양극재 – 음극재 – 전해질 – 분리막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전해질을 통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온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전기 에너지가 발생한다. 다만 이온이 잘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전해질은 기름과 비슷한 유기 액체로 되어있어, 온도가 높아지거나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터지기 쉽다.

좀 더 정확히는 분리막에 손상이 가해지면 두 극이 직접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화학 반응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여기서 엄청난 열이 발생해 전해질이 끓기 시작한다. 이 때 내부 압력과 열을 버티지 못한 배터리 케이스가 폭발하게되고, 화재로 이어진다.

이 과정을 열폭주 현상이라 부른다. 산소와의 반응으로 진행되는 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물로 끌 수 없으며, 최선의 방법은 차 자체를 강물에 집어넣는 수 밖에 없다.

부산재난소방본부

결론적으로 분리막과 액체로된 전해질 등 구조상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안정성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아이오닉5 추돌사고 후 화재만 보더라도 강한 충격이 발생하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일 정도다.

미래 전기차에
무조건 필요한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의 약점을 보완하고 에너지 밀도까지 높인 차세대 배터가 있다. 바로 ‘전고체 배터리’다.

전고체 전지란, 기존 리튬 이온 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것이다. 기존 액체 형태의 전해질이 불안정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개선한 것으로, 배터리 제조사들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명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액체 전해질을 세라믹 소재 등 특수한 고분자 고체 물질로 바꾸면 화재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용량과 부피, 형태 변형이 매우 자유로워, 원하는 모양과 크기로 찍어낼 수 있다.

특히 기존 리튬 이온 전지처럼 폭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보호회로와 누액 방지 부품 등 별도의 부착물이 필요 없기 때문에 더 가벼우며, 단위 면적당 에너지 저장 공간이 늘어난다.

실제로 일반적인 리튬 이온 전지의 에너지 밀도가 1 kg당 255 Wh(와트시) 수준이라면, 전고체 전지는 이론상 1 kg당 495 Wh까지 올라간다.

BMW는 전고체 배터리
파트너로 한국기업을
알아보고 있다

최근 BMW는 ‘전고체 배터리’ 자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본사가 있는 독일 내에 파일럿 라인을 두기로 결정했다.

BMW의 전고체 파일럿 라인은 독일 파스도르프의 ‘셀 제조 역량 센터(CCMC : Cell Manufacturing Competence Center)’에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초기 투자만으로 약 2300억원이 집행된 핵심 시설이다.

이를 위해 작년엔 BMW는 포드와 함께 미국 전고체 배터리 업체 솔리드파워에 1억3000만달러(약 17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참고로 솔리드파워는 전고체 배터리 선두 기업으로, 현대차와 SK도 투자를 한 곳이기도 하다.

한편 BMW는 전고체 배터리 협력사 확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배터리 조립, 고체 전해질 등 장비 및 소재 업체를 두루 만나게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씨아이에스, 하나기술, 에코프로비엠, 인켐스 등의 업체가 후보다.

업계전문가들은 글로벌 상위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와의 협력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단순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지난달 유럽 출장에서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만난 바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상당한 진전이 있는 상황이다. 이미 수원공장에 S라인이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다. 특히 BMW와 삼성SDI는 10년 넘게 파트너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전고체 배터리 사업 역시 함께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삼성SDI는 2020년에 이미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삼성전자 내 종합기술원이 개발한 이 기술은, 전고체 전지 개발에 그치지 않고 수명과 안정성을 높이고 부피까지 줄이는 독자 기술로 저명한 글로벌 과학 저널,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전고체 전지는 전기차 배터리 크기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으며, 1회 충전에 무려 800 km 나 주행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용량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1천 회 넘게 충전 가능하기 때문에, 단순 계산으로 최소 80만 km 주행이 가능하다.

삼성SDI는 2023년에 전고체 배터리 프로토 타입 샘플을 생산할 예정이며, 2025년 양산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2027년 이후론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 초기엔 수량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프리미엄 급 이상의 차량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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