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상당히 길다. 제조사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도 계약만 쌓아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현대차와 기아를 기준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까? 간단히 알아보자.

① 출고대기 1년이상 소비자들은 지친다

현재 일부 딜러들이 언급한 10월 4일 생산요청 시 납기일을 살펴보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기간이 상당히 차이가 많은 상황이다. 그랜저는 엔진에 따라 3~7개월 사이 기다리는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10월 대기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아이오닉 6의 경우 18개월이상으로 알려졌으며, 실질적으로 2024년이되어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아이오닉 5도 12개월 이상이며 싼타페 하이브리드 24개월 이상, 투싼 하이브리드 13개월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체로 내연기관 모델은 12개월 이하인 경우가 많은 반변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기본 12개월 이상, 심하면 18개월 이상인 경우도 존재한다. 이렇다 보니, 고가의 수작업으로 만드는 럭셔리카도 아닌데 너무 오래걸린다는 불만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심지어 제네시스 GV80 2.5T 모델은 최대 30개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이 수년 째 지속된 터라 이미 체념한 소비자들도 하나 둘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② 신차가 급한 소비자들, 웃돈 주고 중고차 구매한다

이처럼 신차 출고시기가 너무 늦자, 중고가 가격이 상당히 비싸졌다. 특히 전기차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 올랐는데 SK엔카 기준, 1만km 정도 주행한 아이오닉5 AWD 가격은 거의 6천만원 가까이 한다. 다른 모델들도 마찬가지이며, 전반적으로 사고이력 혹은 주행거리가 아주 길지 않은 이상 신차 수준의 가격을 유지했다.

다른 중고차 플랫폼 헤이딜러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 6개월 간 중고차 시세 중 전기차는 28%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를 구매하기 어려우니, 비교적 새것에 가까운 중고차라도 구매하자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집중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③ 계약했더니 다음 버전이 나오는 상황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신차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우여곡절 끝에 신차를 출고 받아도 큰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차 출시 시기에 계약 후 1~2년 뒤에 받았는데 때 마침 연식변경, 페이스리프트, 풀체인지 모델이 나오면 기존 구매 대기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걱정은 충분히 할 만하다. 제조사 사정을 잘 모르는 소비자 입장에선 모든 변수들이 불안 요소일 테니 말이다.

특히 그랜저는 곧 신차 출시를 앞둔 상황인데, 구매 대기자만 6만명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기존 구매 고객과 신차 구매 고객간 혼란이 예상된다. 때문에 현대차는 기존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계약은 유지한 채 신차 전환 혜택을 제시한 바 있다.

그밖에 연식변경 등의 변화로 가겨변동이 있는 경우 기존 계약 고객들은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한 수순이긴 하지만 원하는 가격에 구매했다가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하는 상황이 고객 입장에선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④ 유독 전기차만 출고가 더딘 이유

ⓒ카글 – 무단사용 절대금지

현재 상상을 초월하는 출고 적체의 주요 원인은 반도체 수급이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 등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차종은 대체로 내연기관차보다 차량용 반도체가 더 많이 들어간다. 전체 부품수는 오히려 적지만, 전력제어, 각종 전장부품류 제어 등으로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치상 내연기관차는 300개인 반면 전기차는 2000개 가량 필요하다.

문제는 코로나 여파로 야외활동 대신 실내활동이 증가하면서 IT 기기 구매가 점점 늘어난 상황에 반도체 업계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대신 IT기기 제조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2020년 말 부터 세계 각국의 방역조치로 셧다운 되었던 자동차 관련 공장들이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고, 각종 전기차 중심의 신차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신차 수요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

이 때 반도체 공장들도 서둘러 차량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전환하기 시작했지만 당장 생산할 여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반도체 대란으로 이어졌고 부품 수급 불안정에 따른 출고 대기기간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우-러 전쟁 여파로 반도체 공급망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더욱 심화된 상황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자체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반을 구축하고 시장규모를 형성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내년 이후에도 출고 지연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ND. 소비자와 제조사 모두 힘든 상황

현 상황이 제조사들이 일부러 의도한 상황은 아니다. 각종 글로벌 이슈가 겹치면서 발생한 악재의 연속인 것이다. 결국 제조사는 제조사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과연 언제쯤 신차 출고와 관련된 문제들이 해결 될 지, 전문가들이 예상한 시기보다 더 빠르게 해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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