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은 ‘후륜 조향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회전 반경을 줄이거나 고속 코너에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대표적으로 벤츠 S클래스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지금의 후륜 조향과 유사한 기능은 현대자동차가 2007년, NF 쏘나타에 이미 적용한 바 있는 기술이다. 지금부터 어떻게 된 사연인지 함께 알아보자.

대표주자 벤츠

벤츠는 후륜 조향 시스템의 대표주자다. 최초로 도입한 제조사는 아니지만, ‘리어액슬 시티어링’으로 불리는 벤츠의 후륜 조향 기술은 조향각이 최대 10도에 이르러 차체 조작을 컴팩트카 수준으로 용이하게 만들면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벤츠에 따르면 차량이 시속 60km 미만으로 주행할 경우,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최대 10도까지 움직이며, 시속 60km 초과로 주행 시 뒷바퀴가 앞바퀴와 동일한 방향으로 최대 3도까지 움직여 뛰어난 기동성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은 고속주행 시에도 차량의 스티어링을 기민하게 도와줘 주행 안정성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지원하며, 차원이 다른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EQS 후륜 조향의 경우 조향각이 크지 않은 리어 액슬 스티어링과 비교하여 회전 시 필요한 공간이 약 1m 더 줄어들며 리어 액슬 스티어링 미장착 차량과 비교할 경우 최대 2m까지 줄어드는 효과를 낸다.

벤츠는 해당 기능을 구독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경험해 본 소비자들 사이에선 구독을 끊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후륜 조향 기능은 벤츠뿐만 아니라 여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대거 도입하고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가 뒷바퀴 회전각 7.3도를 제공하며 아우디는 대형 세단 A8·S8에 이어 고성능 라인업의 SUV인 RS Q8에도 최대 5도의 후륜 조향 기능을 탑재했다. 포르쉐 역시 타이칸 모델에 최대 조향각 2.8도인 리어 액슬 스티어링을 적용했다.

국민차 쏘나타는 이미 15년 전에?

현대자동차는 2007년 출시한 NF 쏘나타를 통해 후륜 조향 시스템과 유사한 AGCS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는 AGCS(Active Geometry Control Suspension)라는 옵션으로 판매했는데, 뒷바퀴를 3도가량 조향해 고속주행 안정성을 높인 기술로 주목받았다.

현대는 간단한 구조와 더불어 바퀴의 응답성을 키웠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이끌었다. 기존에 존재했던 4륜 조향 기술이 앞바퀴의 조향각에 따라 뒷바퀴가 꺾였던 반면 AGCS는 복합적인 주행 상황에서 ECU가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전자제어 방식이었기 때문에 전 세계로부터 기술을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AGCS 구조가 단순할 수 있었던 배경은 운전석 뒷바퀴의 토우 값 변화만 지원하는 데 있다. 최대 3도까지 토우 값이 변경되며 단일 각도로만 틀어졌다. 한쪽 바퀴만 제어하기 때문에 부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옵션 값 자체만 87만 원에 달한 탓에 판매량은 저조했고 결국 현대차는 NF 쏘나타 단종 이후 AGCS를 내놓지 않았다.

4륜 조향의 탄생?

사실 지금의 4륜 조향 개념은 1960년대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1980년대 무렵 일본 차에서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이뤄졌다. 이때는 네 바퀴 모두 조향 된다는 의미의 사륜 조향(4WS)으로 불렸다. 이후 BMW와 포르쉐 등에서도 도입됐으나 당시 기술력의 한계와 잦은 고장 문제로 주류 기술이 되지는 못했다.

4륜 조향 기술을 선구적으로 도입했던 차량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일본 모델에는 RX-7 FC3S, 혼다 2세대 프렐류드, R32 GT-R, Z32 페어레이디 등이 있고 BMW의 E31 850 CSI와 포르쉐 928 모델도 있다. 이들 모두 전자제어 및 기계 제어 방식의 4륜 조향 기술이 녹아들어 있다.

앞으로 더욱 확대될 예정

현대의 AGCS를 포함해 4륜 조향 기술은 언급했다시피 기술적 한계로 인해 잊히는가 싶었지만 오늘날 부활에 성공했고, 이제는 수입 프리미엄 모델뿐만 아니라 국산, 그리고 일반 모델까지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기본적으로 안정성 및 편의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차체 대형화에 따라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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