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국산차 보유자 10명 중 7명 순정 사용
거의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는 순정 내비게이션을 차량에 탑재한다. 운전자는 성향에 따라 순정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개인 스마트폰을 사용해 내비게이션을 보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조사가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3년 내 새 차 구입자 2만 4619명을 대상으로 운전 중 어떤 내비 기기를 1순위로 사용하는지를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별로 비교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 결과, 수입차 보유자의 순정 내비게이션 사용 비율이 국산차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는 순정 내비를 주로 사용하는 비율이 68%인 반면에 수입차는 38%에 그친 것이다. 지도와 그래픽, 업데이트가 불편하다는 이유가 지배적이었다.
브랜드 별로 살펴보면 제네시스 순정 내비게이션 사용률은 압도적이었다. ▲제네시스는 81%로 국산차 중 가장 높았고 ▲현대자동차 74%, ▲기아 69% 순이었다.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코리아자동차는 각각 61%, 60%로 그 뒤를 따랐다. 한국지엠은 23%로 국산은 물론, 일부 수입차 브랜드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② 수입차 보유자 5명 중 2명만 순정 사용
수입차는 순정 대신 스마트폰 내비를 더 많이 사용했다. 수입차의 58%가 스마트폰 내비를 사용하고 있어 국산차 25%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순정 내비게이션 사용률은 렉서스가 50%로 유일하게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폭스바겐 44% ▲BMW 43% 순이었다. ▲벤츠(38%) ▲볼보(35%) ▲아우디(31%)는 30%대에 머물렀고, 미니는 19%에 불과했다.
③ 수입차 내비는 왜 인기가 없을까?
스마트폰 내비 가운데 이용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은 티맵이 68%로 압도적이었다. 그 뒤로 카카오 내비 18% 네이버 지도 내비 7% 원내비 2% 순이었으며 나머지 브랜드는 1% 미만이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려면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별도로 연결해야 하거나,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고정한 채 스마트폰 화면으로 내비게이션을 봐야 한다.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운전자들이 순정 대신 스마트폰 내비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컨슈머인사이트는 “수입차 순정 내비게이션은 지도·정보량·반응속도 등 기능 측면에서 열세인 데다 업데이트도 더디고 불편하다는 게 일반적인 소비자 평가”라고 분석했다. 대다수 운전자의 실제 반응도 이 같은 해석과 비슷하다. 아무래도 수입차 특성상 국산 내비게이션의 인터페이스와 정보량 등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다수의 수입차 브랜드는 ‘티맵오토’를 내장형 내비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티맵 순정 내비와 더불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한국 시장에 최적화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컨슈머인사이트는 “모바일과 연계한 순정 내장형 내비게이션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④ 대표 브랜드 볼보는 순항 중
순정 내비에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탑재한 대표적 수입차 브랜드에는 볼보가 있다. 티맵 모빌리티와 협업해 300억 원을 투자, 2021년부터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전 차종에 기본 탑재했다. 티맵·누구·플로 등 국내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기본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운전자는 “아리아”라는 음성명령으로 ▲내비게이션 설정 ▲실내 온도, 좌석 열선·통풍 제어 ▲전화 발신, 문자 발송 ▲집 안 스마트 기기 제어 ▲음악 탐색 등을 할 수 있다. 음성 인식률도 높고, 반응 속도 역시 빠르다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볼보의 적극적 행보는 판매량으로 결실을 맺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볼보코리아의 국내 판매량은 1만 2618대로 나타났다. 이로써 4년 연속 수입차의 성공 척도라 불리는 연간 판매 1만 대를 넘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