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포드, 전기차 가격 인하 결정
테슬라에 이어 포드가 전기차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 독보적 1위인 테슬라가 작년부터 펼친 가격 인하 정책이 전기차 전체 시장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가 자사의 전기차인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모델에 따라 1.2%에서 최대 8.8% 인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머스탱 마하-E를 이전과 비교해 최대 5900달러(767만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런 파격적인 결정을 한 이유로, 테슬라가 지목된다. 테슬라는 모델Y의 가격을 최대 5만 3천 달러대까지 낮췄는데, 이로 인해 포드의 전기차의 상품 경쟁력이 하락했다. 이 때문에 똑같이 할인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공급망 효율화 등을 통해 전기차 생산비 절감 덕분에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조치가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② 제 멋대로 테슬라, 욕먹는 이유
앞서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S, 모델Y와 모델X의 판매가를 최대 20% 할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모델Y의 가격은 6만6000달러에서 5만3000달러로 내려갔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이어졌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각각 22만9900위안(약 4천200만 원)과 25만9900위안(4천700만 원)으로 종전보다 6∼13.5% 인하했는데, 이 중 모델 Y의 경우 미국 판매가보다 43% 저렴한 수준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이 덕분에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은 작년보다 76%나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존 오너들은 테슬라의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테슬라의 신차 가격 인하가 중고차 값 하락을 부추겨, 테슬라의 감가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고객을 속였다’라며 피킷시위를 벌이고 법적 대응을 선언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③ 테슬라는 어떤 의도로?
포드가 가격 인하를 공시한 현재, 머스탱 마하-E 프리미엄 모델의 가격은 테슬라 모델Y와 비슷한 5만3000달러대로 조정됐다. 그렇지만 포드의 가격 인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포드 등 전기차 후발 주자들은 테슬라와 달리 마진이 높지 않아, 가격 인하가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마진은 자동차계의 애플이라 부를만 하다. 일반 제조사보다 훨씬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차 한 대당 2000만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남긴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러한 마진은 현대차 3대, 포드 5대와 맞먹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테슬라가 시작한 ‘가격 인하’는 테슬라에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시장을 흔들어, 더 큰 이윤을 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는 것이다. 경쟁 업체들은 가격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 효과에 대해 의문 부호가 남지만 테슬라는 가격 인하 충격을 흡수할 충분한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