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연이은 품질 문제로 몸살
예상과 달리 실적 영향 없어
동급 대체 모델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
① 베스트 셀러 유지중인 신형 그랜저
최근 신형 그랜저의 연이은 품질 문제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고공행진이 이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2월 기준, 신형 그랜저의 올해 누적 기준 판매량은 18,933대로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솔린과 LPG 합산 10,826대, 하이브리드는 8107대 판매됐다. 월 평균 9천여대나 팔린 것으로 승용 부문에서는 최대 판매량이다.
② 엄청난 수요, 생산량이 못 따라가는 상황
이와 같은 판매량에 신차를 계약하면 상당히 오래기다려야 한다. 전국의 현대차 대리점에 공유된 출고 대기 기간 자료를 살펴보면, 최소 3개월을 기다려야 하며 하이브리드 모델은 10개월이나 기다려야 한다. 그나마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졌고, 코로나에 의한 생산 중단 문제가 해결되면서 생산량이 급증해 이 정도 기다리는 것이다. 참고로 제네시스 라인업에 들어가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BOSE 프리미엄 사운드 등 상위 옵션을 고를 경우 예상 출고 기간은 더 연장된다.
③ 크고 작은 불량, 그래도 잘 팔린다
최근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품질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출시 이후 온갖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에서 공개한 리콜 자료에 따르면 8가지 이상의 문제가 지적 되었는데, 현대차는 해당 문제들에 대해 무상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참고로 불량으로 지목된 문제를 나열해보면 다음과같다.
▲LED 드라이버 모듈(LDM) 생산 문제
▲타이어 공기압 주입기(TMK) 생산 문제
▲도어핸들 터치 센서(DHS) 작동 불량
▲시동성 문제
▲엔진 경고등 점등 가능성
▲배터리 제어 시스템(BMS) 오류
▲파워트렁크/파워테일게이트(PTG) 작동 불량
▲택시 사양 메모리 시트(IMS) 스위치 누락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고객 입장에서 이런 문제들이 연이어 터진다면 구매를 망설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신형 그랜저는 높은 판매량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체할 신차가 없기 때문이다. 국산차 브랜드를 놓고 봤을 때 동급으로 볼 수 있는 신차는 기아의 K8밖에 없다. 하지만 늘 그랜저의 유명세에 밀려 만년 2위를 차지하고 있고 2021년에 출시한 모델이기 때문에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 봐도 신형 그랜저를 이길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 어쩔 수 없다지만, 제대로 만들었으면…
사실 그랜저는 국산 플래그십 세단 중 가격, 성능, 디자인, 헤리티지 모두를 갖춘 유일한 모델이다. 과거 고급 세단으로 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으며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세대를 거듭해도 그 명성이 계속 내려오면서 여전히 상위 모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적용된 사양 대비 수입차보다 저렴한 가격은 그랜저를 구매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요즘은 SUV를 넘어 세단과 SUV의 성향을 두루갖춘 크로스오버 차량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와중에 그랜저는 꾸준히 베스트셀러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하자가 있는 차량이 발생해서는 안되겠다. 수 십년 간 이어진 신뢰를 무너트리는 일이니 말이다.
이러니 현대가 차를 막 만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