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했으니 괜찮겠지?” 관대한 음주운전 처벌, 국민들 분노 폭발

① 음주운전 3번 가수 호란, 복면가왕으로 복귀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 호란이 방송에 복귀하자 시청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는 호란이 출연해 가창력을 뽐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정체가 공개된 호란은 “1라운드에서 떨어지지만 말자고 생각했는데, 마지막까지 남아서 감사하다”며 “(방청객들의) 따뜻한 응원 덕에 용기 내서 끝까지 서 있을 수 있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또 “곧 싱글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기억해 주시고 많이 들어 달라. 노래하면서 행복했다. 조만간 공연으로 인사드리겠다”고 향후 활동 의지도 드러냈다.

호란은 3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과가 있다. 2004년과 2007년, 그리고 2016년에 그랬다. 마지막으로 적발된 2016년 당시 호란은 서울 성수대교 남단에서 정차해 있던 공사 유도 차량과 추돌했다. 트럭에 탑승하고 있던 한 명이 상처를 입었으며 적발 당시 호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1%로 면허 취소 수치에 달했다. 이 사고로 벌금 700만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호란의 방송 복귀 시기는 논란을 거세게 부추겼다. 최근 배우 김새론, 곽도원, 가수 신혜성 등 연예인들의 잇단 음주운전 사건으로 인해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같은 날 대전 둔산동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9세 초등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해 사회적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② 네티즌 분노 폭발

당시 호란은 3번째 음주운전 적발임과 동시에 음주 상태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려 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적 여론은 7년이 지나서 ‘복면가왕’으로 복귀한 지금 다시 불이 지펴졌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비판의 글이 쏟아져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음주운전 전과 3범 호란이 ‘복면가왕’에서 데뷔 20주년이라고 신나게 웃고 떠들고 방송한다”며 “방송계가 음주운전에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니냐”, “음주운전은 살인미수다. 그런 사람을 방송에 내보내나, 이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출연할 사람이 없냐”, “제작진 생각이 너무 짧다” 등의 글을 남겼다.

결국 ‘복면가왕’ 제작진은 10일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모두 제작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생긴 일”이라며 “방송 후 시청자 여러분의 질타를 받으며 반성했다. 앞으로 출연자 섭외에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③ 음주운전에 너무 관대하다

음주운전 가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점차 엄격해지고 있지만 음주운전 사고는 끊이질 않고 발생한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2019년부터 매년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고, 부상은 23만 명을 훌쩍 넘는다. 재범률도 높다.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된 피의자는 2021년 기준 2만7,355명이다. 무려 7회 이상 적발된 재범도 977명이다.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치다.

음주운전이 반복되는 원인 중 하나는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현재 처벌 규정은 도수에 따라 1년 이하 징역부터 500만 원 이하의 벌금부터 교통사고나 부상, 사망사고 시 정지 후 5년간 재취득이 불가능하다. 

법원의 이해할 수 없는 판결도 부지기수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중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69건 중 단 1건에 불과했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러도 대부분의 형량은 3~5년이 고작이다. 다른 나라처럼 음주운전 시 최소 20년 형량, 사망사고로 연결 시 무기징역 등 처벌 강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바뀌지 않았다. 

더 이상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처벌이 나와선 안된다. 음주운전 피해 사례가 사회적 이슈로 여러 번 다뤄지면서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반감을 갖고, 그 심각성을 인지하는 추세인 만큼 제도와 문화적 차원에서도 음주운전에 대해 보다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